트레킹정보

태백 야생화 군락지 트레킹

천화대 2007. 9. 14. 15:35

강원도 태백 분주령 일대가 야생화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일상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고산식물들을 감상하며 걷는 길이다.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도, 오랜만의 가족 모임으로도, 아이들 생태학습에도 좋다. 일찍 찾아온 더위를 쫓기에도 그만이다. 은은한 꽃향기 맡으러 지금 함께 떠나보자.

◆선선한 산간 고지대
어느새 성큼 여름이 다가왔다.
하지만 후텁지근한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어서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종일 가동시키기엔 조금 모호하다.
덥다고 부산을 떨며 멀리 피서를 떠나기도 시기상조.
하지만 서늘한 나무그늘이 그리운 마음은 한여름 못지않다.

그렇다면 이번 주말에 강원도 태백으로 한번 떠나보는 건 어떨까.
산간 고지대에 위치한 태백은 겨울에는 매섭게 추운 반면 여름에는 선선하다.
가볍게 더위를 피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분주령 일대에서 서식하고 있는 야생화 군락지가
입소문을 타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도시에서 살다보면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꽃을 보기도 쉽지 않은데,
식물도감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고산식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니
흔치 않은 기회다.

◆향긋한 풍경에 말 걸기

= 트레킹 코스는 두문동재에서
시작해 금대봉과 대덕산을 지나
검룡소까지 이어진다.
 
코스를 아우르는데 걸리는 시간은 넉넉잡아 4시간 정도.
야생화와 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걷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지경이다.

많은 이들이 `이름 없는 야생화`
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이는 천만의 말씀. 우리가 알지 못할 뿐 꽃들에게는 이미 각각의 이름이 있다.

공작고사리, 노랑무늬붓꽃가시, 땃두릅나무, 큰제비꼬깔, 왜미나리아재비,
쥐오줌풀, 매화말발도리. 이름도 자태도 예쁜 야생화들이
길을 황홀하게 꾸며 놓았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일대가 자연생태보존지역이라는 것.
무심코 산나물을 뜯거나 야생화를 꺾어서는 안 된다.

도시에서 잊고 지냈던 풍경에 잠겨 길을 잠시 멈추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여기저기서 향긋한 향기가 길손을 유혹한다.
너무 화려한 것보다 은근한 유혹이 더 매력적인 것을 새삼 느낀다.

파란 하늘에는 구름이 둥둥 떠다니고 이대로 이곳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들 무렵이면 함께 온 일행이 저만치 앞에서 길을 재촉한다.

고산지대라 해가 일찍 떨어지니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 두루두루 많은
꽃들을 만나볼 수 있다.

◆검룡소에 발 담그고

= 아슬아슬한 산길 따라 꽃향기에 취해 걷다보면
어디에선가 시원하게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검룡소에 도착한 것이다.
 
오랜 옛날 이무기 한마리가 이곳에서 용이 되기 위한 준비를 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지하에서 바위를 뚫고 솟아오르는 힘찬 물줄기를 보니
과연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한강의 발원지인 이곳에서 매일 솟는 물의 양은 무려 2000t.
수온은 한여름에도 섭씨 9도 정도를 유지한다.
트레킹을 마친 후 발을 담그면 시원한 감촉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긴 산행에 지친 발의 피로를 이곳에서 풀어보자.

야생화 트레킹 코스는 대부분 평탄하기 때문에 노인과 어린이들도
부담 없이 오고갈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편한 신발을 신고 가는 것을 잊지 말자.
간혹 구두 같은 딱딱한 신발을 신고 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본인도 불편할 뿐더러 촉촉한 흙길을 걷는 맛을 놓치게 된다.
풀이나 나무에 다리가 긁힐 수 있으니 하의는 긴 바지를 입도록 한다.
상의는 반팔 셔츠를 입되 긴팔 겉옷도 준비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