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원]그 길을 따라 걸으면 난 길이 되고 나무가 된다 | ||
거제도 산방산 수국ㆍ꽃창포ㆍ만병초ㆍ황금동백… 야생화 1000여종 향기에 취하고 정상에선 남해 절경이 한눈에 10여년간 다듬어온 식물원 세파에 찌든 도시민의 휴식처로
제주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 거제도는 풍경이 아름다운 해금강과 섬 전체가 식물원인 외도로 많이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외도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식물원인 산방산비원이 10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완공돼 방문객을 설레게 하고 있다.
통영과 거제를 잇는 두 다리 중 통영에서 볼 때 오른쪽에 있는 거제대교를 통과하면 둔덕면이 나오고 10분여 달려오면 제주에 있는 산과 이름이 같은 산방산(山芳山)을 만날 수 있다.
산방산은 그 생김새가 산(山)자와 같이 생긴 산으로 꽃같이 아름답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그 산방산 자락 5만여평에 조성된 산방산 비원은 신이 빚은 산방산 대자연과 인간 조화가 어우러진 걸작품으로 도심지 주변에 위치한 여타 수목원과 차별화된다.
산방산 비원은 구조 전체가 미학적 가파름과 편안함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그래서 자연의 기를 느끼고 자연의 미를 체득할 수 있다.
한국 현대 예술ㆍ문학의 거장, 동랑(유치진)ㆍ청마(유치환)의 생가가 있는 문화마을 앞에 자리한 산방산 비원은 시시각각 앞다퉈 피는 1000여종의 야생화와 희귀식물이 어우러진 수목들의 천국이다.
중국 무안에서 꽃씨를 옮겨다 심은 수련과 수국(水菊), 꽃창포, 만병초, 복수초, 홍도산 원추리, 비비추, 황금동백, 물양귀비 등 형형색색의 야생화들이 꽃밭을 이루고 있다.
이 사이에 난 산책로를 걷다 보면 세파에 찌든 가슴이 확 트이는 기분이다. 산책로는 작은 나무토막들을 뿌리거나 자갈을 깔아 폭신한 스폰지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했고, 6개의 원두막과 그네가 쉼터와 놀이터 역할을 해준다.
또 계곡을 흐르는 물을 이용해 만든 폭포와 몇 개의 분수도 여름 방문객을 시원하게 해준다. 나무 데크를 깔아 음료수를 마시며 한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레스토랑의 마무리 공사도 한창이다 .
산방산 비원은 거제가 고향으로 외지에서 사업으로 성공한 김덕훈 원장이 100억원을 투입한 식물원이다. 김 원장은 “투입된 돈보다는 10년간의 정성이 더 소중한 곳”이라면서 “각종 스트레스와 기계적 삶에 찌든 도시인의 몸과 마음을 쉬게 해주려는 마음에서 조성했다”고 밝혔다.
산방산 비원에서도 남해를 볼 수 있지만 해발 507m의 산방산 등반을 겸하면 더욱 빼어난 남해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거제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산방산에 오르면 한산도와 욕지도 비진도 등 남해의 다도해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정상은 바위산으로 8부능선까지 등반이 가능한 산방산 코스는 2~3시간이면 족하다. 산방산 비원 주변에는 고려 18대 의종이 ‘정중부의 난’을 피해 폐위된 상태에서 3년간 머물렀던 ‘폐왕성’이 있어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산방산 비원을 보고 난 후에는 거제 남쪽 해안길 드라이브 코스로 접어든다. 둔덕면 하둔에서 해안을 따라 나 있는 1018번 지방도로를 따라 남쪽으로만 가면 된다. 남부면의 대포-홍포를 지나면 남해안 제일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라는 홍포-여차 해안도로가 이어진다.
해상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이어진다. 특히 하얀 포말 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대ㆍ소병대도는 날씨 변화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기서 14번 국도를 타고 조금만 가면 거제의 명승 2호 해금강이다. 남부면 갈곶리 해금강마을 남쪽 500m 해상에 두 개의 섬으로 연접한 해금강에는 진시황제의 불로장생초를 구하는 서불이 동남동녀 3000명과 함께 찾았다는 ‘서불과차’라는 글씨가 새겨질 정도로 약초가 많다.
썰물 때면 주위에 신비로운 모습을 드러내는 십자동굴, 사자바위, 일출과 월출로 유명한 일월봉 등이 있다.
남부면 해금강마을 가기 전 도장포 마을에는 잔디로 이루어진 민둥산 하나가 보인다. 바다가 시원스레 바라다 보이는 전망 좋은 이곳이 바로 ‘바람의 언덕’이다.
드라마 ‘이브의 화원’과 ‘회전목마’ 등을 찍었다. 관광객, 특히 신혼여행객들이 반드시 사진을 찍어 남기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서 14번 국도를 따라 해안을 더 달리면 동글하고 매끈한 돌멩이들이 무수히 깔려 있는 학동몰돌해수욕장과 구조라해수욕장이 나온다.
올라오는 길에는 한국전쟁 당시 비참했던 포로수용소의 모습을 당시의 자료를 바탕으로 재현한 거제포로수용소유적공원(고현리 소재)을 둘러보고 통영의 산양관광해안도로를 한 바퀴 돌며 여행을 마감하면 도심에서 쌓인 때가 제법 씻겨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여행 메모=대전ㆍ통영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통영이 4시간대로 진입했다. 통영에서 거제 방향의 14번 국도로 신거제대교를 건너면 거제시다. 거제 내에서는 14번 국도와 1018번 지방도로만 이용하면 거의 모든 해안의 관광지를 찾아갈 수 있다.
거제의 별미인 멍게비빔밥과 해물돌솥밥, 갈치구이와 조림 등 각종 해산물을 먹어보는 것도 여행하는 재미를 더한다. 거제시청 관광진흥과 (055)639-3198.
숙박지는 거제 내에서는 최근 완공돼 깨끗한 시설을 유지하고 있는 해와나루유스호스텔(055-637-4950 www.geojesea.com)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거제시의 다운타운과 인접한 고현만에 자리 잡은 이곳은 바다와 배, 산이 한눈에 들어오며 뒤로는 숲이 우거져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지상 5층, 지하 1층으로 다양한 형태의 객실을 갖추고 200여명 수용이 가능하다. 250야드 거리의 골프연습장과 레스토랑 등의 부대시설도 갖췄다. 거제대교를 건너기 직전 통영 남쪽 땅끝인 용남면 원평리 승방마을에 자리한 다향펜션(055-646-2320 www.dhpension.co.kr)은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숙소다.
본채 격인 2층 통나무집과 바로 뒤에 황토방, 마당에 별채 격인 찻집이 있다. 뒤에는 산, 앞에는 작은 섬 두 개가 있는 조용한 바닷가다. 주인이 끓여주는 지리산 뽕잎차를 한잔 나누면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인만 아는 미국의 비경(에버글레이드, 킹목사 기념관) (0) | 2007.07.27 |
---|---|
[미국인만 아는 미국의 비경]아카디아 국립공원, 나이아가라 (0) | 2007.07.27 |
'관광공사 추천 8월의 가볼만한 곳' (0) | 2007.07.26 |
태안 청포대 해수욕장 (0) | 2007.06.28 |
인천-제주 크루즈여행(오하마나호) (0) | 2007.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