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정보

여름에 가면 딱 좋은 경기도 가평·양평군 유명산

천화대 2007. 6. 28. 15:32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속이 시원해지는 유명산 계곡. 아름다운 소(沼·연못)를 타고 흐르는 계곡물은 수량이 풍부하고 맑다.

정상에 부는 시원한 바람…그 희열
산 위에서 흐르는 시간은 산 밑에서 보내는 시간과 다르다. 산 정상 부근에서의 1시간은 평소의 하루 전체와 맞먹는 느낌이다. 등산을 한다고 시계 초침이 빨리 움직이는 건 아니다. 산의 높이만큼 지위가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하루하루 ‘사각의 링’에 오르는 것 같은 일상생활의 안간힘 끝에 겨우 시간을 내 산을 찾게 되는 게 보통이다.

일단 산 정상에 오르면 모든 게 달라진다. 건너편 산들이 거침없이 뻗어있는 광경을 바라보면 가슴 한쪽이 시원해진다. 바람이라도 불어주면 통쾌한 희열감이 안겨온다. 특별할 것도 없는 돌과 나무들도 유난히 아름다워 보인다. 20일 오른 유명산 정상(해발 864m)은 동서남북으로 여러 산에 둘러싸여 있다. 정상에서 동쪽을 바라보니 어비산, 용문산이 눈에 들어온다. 서쪽으로도 산이 첩첩이다. 소구니산, 청계산이 잇따라 보이고 시야를 멀리로 옮기면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이다. 북쪽으로는 중미산이 보인다. 남쪽 대부산으로 향하는 비탈도 능선이 부드럽다. 장마를 앞둔 흐린 날씨 속에 산들의 선도 흐릿하다. 동양화 화폭 속 풍경 그대로다.

경기 가평군 설악면과 양평군 옥천면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유명산은 여름에 진가를 발휘하는 산이다. 참나무가 빼곡한 유명산 휴양림에서 향긋한 나무 향기를 흠뻑 들이마시고, 맑은 물이 흐르는 유명산 계곡에서 시원한 여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자생식물원과 유리온실에서 형형색색의 꽃잔치를 즐겨보는 것은 유명산 여행의 덤이다.

◆등산로 = 유명산 등반의 출발지는 설악면 가일리와 옥천면 신북리 두 곳이 있다. 가일리에서 곧바로 능선을 타고 정상에 올랐다가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이 대표적인 코스다. 산에 오르는 데 1시간30분이면 너끈하고 하산하는 데는 2시간쯤 걸린다. 유명산 주차장을 지나 낙엽송이 우거진 오솔길로 들어서니 완만한 등산로가 이어져 있다.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편안한 산이고 길도 잘 나 있다.

숲 길을 타고 올라가 주변 풍경이 참나무 숲으로 바뀔 때 능선이 다소 가팔라진다. 오름길을 지나 전나무 숲 지대와 만나게 되면서 능선은 다시 부드러워진다. 이 숲에서 유명산 정상까지 50분 정도가 걸린다. 정상 부근은 억새밭과 초원이 펼쳐져 있다. 정상에서 계곡으로 곧바로 내려가지 말고 패러글라이딩을 타는 쪽으로 잠시만 넘어가면 드넓은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마치 아일랜드나 스코틀랜드 고지대에 온 듯 이국적인 풍경이다. 다시 유명산 계곡쪽으로 틀면 가을 관광객을 유혹하는 억새밭이 있다. 등산객들의 발길로 억새밭이 일부 훼손돼 안타깝기만 하다.

물이 풍부한 하산길이다. 유명산 계곡이 시원하다. 정상에서 억새밭을 지나 주차장까지 4㎞에 이르는 이 코스는 울퉁불퉁한 바윗길이다. 경사가 급한 곳도 있지만 크게 위험한 곳은 없다. 용문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이곳으로 흘러든다.
 
정상에서부터 아래쪽까지 하나로 이어진 듯한 계곡은 군데 군데 폭포, 연못, 기암괴석이 어우러진다. 작은 산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예쁜 정경을 뽐낸다. 푸른빛이 감도는 용소, 마당소, 박쥐소 등을 잇달아 구경하거나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더위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 산림청 유명산 자연휴양림 조병덕 실장은 “예전에 비가 안 올 때 용소에서 기우제를 지낼 정도로 용소는 수량이 풍부하다”며 “특히 유명산 일대는 주변에 축산 농사가 없어 물이 맑기로 이름나 있다”고 말했다.

산의 이름이 유명산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1973년 엠포르 산악회가 국토자오선종주를 하던 중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이 산을 발견하면서부터. 당시 진유명이라는 여성대원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하지만 동국여지승람에 산 꼭대기에서 말을 길렀다고 해서 마유산이라고 불린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따라서 유명산은 잘못된 이름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유명산 자생식물원 = 아름다운 통나무집으로 이름난 유명산 자연휴양림과 붙어있는 자생식물원에는 자연속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토종식물들이 꽃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휴양과 함께 꽃기행도 즐길 수 있다.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이 만나는 곳으로 다양한 식물이 피어나고 있다. 3㏊에 달하는 유리 온실과 다양한 야외 테마 식물원, 학습원이 있다. 4계절 모두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

자연학습원은 우리 고유 자생식물의 귀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요즘에는 원추리, 산수국, 두메양귀비, 산구절초, 자귀나무 등이 자태를 다투듯 자라고 있다. 개불알꽃은 이미 졌지만 희귀식물인 큰꿩의비름이 눈길을 끈다. 습지식물원은 과거 화전민들이 일궈 놓은 다랑논을 그대로 복원해 물가나 물속에 자라는 식물들을 심어놓았다. 수량이 풍부한 시기가 되면 부들, 창포 등 다양한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자생식물원 부근 낙엽송 숲에는 잘 정비된 오토 캠핑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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