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박 3일간의 강원도 가족여행기(영월, 정선, 태백, 삼척, 동해, 강릉, 양양, 속초

천화대 2014. 5. 19. 22:23

5/16(금) 예정보다 조금 늦은 오전 07:45

계획해오던 2박3일간의 가족여행을 출발했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힐링이다.

특별한 목적지가 없이 생각나는 대로 좋은 곳이 나타나면 여유있게 감상하고

맛있는 먹거리가 있으면 맛있게 먹으면서 즐기는 여행으로 정한것이다.

 

우선 첫날은 38번 국도를 타기로 했다.

평촌에서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 신갈까지 간다음 영동고속도로로 여주JC,

그리고 감곡IC에서 나가서 천등산 제천 영월 태백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집에서부터 영월 청령포에 도착할 때까지 신호한번 걸리지 않고 논스톱으로 가서

영월 청령포에 도착하니 09:40이다.

 

청령포는 조선조 단종임금의 애사가 있는곳이다.

영월에는 큰 강이 3개가 흐르는데 주천강과 평창강 그리고 동강이다.

다시 주천강과 평창강이 만나 서강을 이루는데

청령포는 서강이 섬처럼 감싸고 도는 곳에 있다.

한편은 절벽이고 다른 3면은 강이어서 육지와는 완전히 고립된 곳이다.

 

어린 조카의 왕위를 강탈한 삼촌 세조가 단종을 한양과도 멀리 떨어져 있고

쉽게 탈출할 수도 없는 그런 지형에 유배시킨 곳이다.

슬픈 역사와는 달리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광이 마음에 와 닿는다.

진한 솔향을 내뿜는 아름드리 금강송 숲과 굽이도는 서강의 강물이

한폭의 동양화 같은 아름다움을 연출해 낸다.

여유롭게 걸으며 시간을 잊은 채 온몸으로 힐링을 했다.

 

다음코스는 정선 하이원리조트로 정했다.

원래는 강원랜드로 시작하였는데 지금은 하이원으로 바뀌었고

우리나라에 내국인이 들어갈 수 있는 최대규모의 카지노다.

금요일 오전 인데도 카지노 내장객 수가 벌써 2,300명이다.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해 주려고 일부러 택한 곳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입장료가 너무 비싸고 절차도 까다로워 불쾌했는데

들어가 보니 그게 아니었다. 블랙잭 바카라 원카드 투카드 파이브카드 스롯머신 등

온갖 들어보지도 못한 게임의 종류가 많았고 여기저기서 오만원짜리 지폐뭉치를

칩으로 교환하는 장면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아이들에게 1회배팅 천원짜리 만원어치만 경험하게 한 뒤에 소감을 물어보니

다시는 오고싶지 않은 곳이라고 했다. 교육을 제대로 시킨셈이다.

그러나 무료로 제공되는 홍삼차 레몬쥬스 토마토주스 불루베리쥬스 커피 등

차를 마셔가며 가족모두가 함께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 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점심을 태백한우로 하기로 하고 태백으로 향했다.

20년전 태백실비식당에서의 맛있게 먹었던 기억을 되살려 그곳을 찾아가는데

집식구가 작년에 라운딩을 하러 왔다가 맛있게 먹었다며 황지시장근처의

실비식당으로 가자고 한다. 그러나 맛있게 먹었다는 기억만 있을 뿐

자세한 정보가 없어 인터넷 검색을 해가며 찾다가 결국 황지자유시장 근처의

태백한우실비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참숯 직화구이에 불에 타지않게 조심하면서 한점한점 구워내니 모두가 맛있다며

만족해 했다.

 

점심을 마친 후 삼척 신기 환선굴로 향했다.

태백에서 도계까지의 굽이굽이 도는 도로를 따라 가며 경치를 감상하느라

여념이 없는데 도계에 다달아 블랙밸리골프장 이정표를 보더니 집식구가

이제야 그 맛있었던 실비식당이 태백이 아니라 도계에 있단다.

나와 아이들은 배꼽을 잡고 웃으며 태백에서 식당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이게 한

집식구를 놀렸다.

 

15:50 삼척 신기 환선굴에 도착했다.

환선굴은 5억3천만년전에 생성된 석회암 동굴로 동양 최대규모라고 한다.

1990년에 직원들을 인솔하여 왔던 기억은 있는데 전혀 새로운 느낌이다.

산세가 좋은 덕항산 자락에 있어서인지 계곡물도 맑고 수량도 풍부하다.

계곡의 풍광은 바위와 물과 연초록 나무가 어우러져 정말 멋졌다.

모노레일을 타고 동굴입구에 다다르니 동굴에서 물이 폭포를 이루며

쉴새없이 흘러내린다.

동굴 내부로 들어가니 석주며 석순이며 미인상 관음상 하트문양 등 갖가지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 내고 크고 작은 폭포들이 쏟아져 장관을 이룬다.

한시간 넘게 걷는데도 구경하는 재미에 시간 가는지를 몰랐다.

 

또 다시 신기 환선굴을 뒤로하고 동해시로 들어섰다.

저녁을 먹기가 조금 일러서 추암해변을 둘러보고 가기로 했다.

추암해변은 촛대바위로 유명한 곳인데 동해안에 처음 도착한 설레임과

밀려오는 커다란 파도와 소나무,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했다.

추암해변은 정동진이 서울을 기점으로 정동쪽임에 반하여 남한산성을 기점으로

정동쪽이라고 한다.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는 파도가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촛대바위 형제바위 고운 모래사장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기에 충분한 곳이다

 

저녁은 집식구의 제안으로 해물찜을 먹기로 했는데 이번에는 추천 장소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금방 찾았다. 삼삼해물찜 식당인데 우리가 들어서니

다섯팀정도가 푸짐한 해물찜에 소주를 마시고 있다.

우리도 자릴잡고 해물찜에 소맥을 곁들여서 첫날 만찬을 기분좋게 즐겼다.

 

저녁을 먹은 다음 속초중앙시장에 도착하니 21:00이다.

속초의 유명한 닭강정을 사고 시장을 한바퀴 돌아본 다음

숙소인 국민은행 속초원수원에 도착하여 첫날 여장을 풀었다.

아이들과 닭강정에 맥주를 한잔 하고 아침 일찍 깨우지 말라는 협박성 경고를

받은 다음 잠자리에 들었다. 금요일은 아듀!

 

5/17(토) 눈을 뜨니 어김없이 05:00이다.

살짝 나와서 연수원주변을 산책하고 샤워를 마치고 왔는데도

모두 일어날 줄을 모른다. 할수없이 핸드폰으로 뉴스보기 놀이를 하며

깨기를 기다렸다. 오늘 일정도 특별히 정해진 것이 없다. 그냥 발길 닿는대로...

아침식사를 하고 09:00 출발 첫 목적지를 양양에 있는 대명쏠비치로 정했다.

햇살좋은 오전에 잘 다듬어진 정원과 푸른 바다가 파도를 넘실대며 반갑게 맞아준다.

비치솔에 앉아 커피를 맛있게 마시며 가족단위 또는 연인끼리 자연과

잘 조화된 모습을 감상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다.

 

다음여정은 양양 하조대로 잡았다. 하조대는 속초에 여러번 왔지만 낙산사에 가려져

스쳐지나기만 했던 곳이어서 풍광이 자못 기대 되었다.

양양 하조대는 온갖 기암괴석과 바위섬들로 이루어져 있는 암석해안으로

주위의 울창한 송림과 어우러진 가히 동해안의 절경으로 손꼽을만한 한 곳이었다.

조선의 개국공신인 하륜(河崙)과 조준(趙浚)이 은둔하며 혁명을 도모한 곳이라 하여

하조대라 명명하였다는 등 많은 설화가 담겨져 있는 곳이기도 했다.

 

다음코스 역시 가까운 곳에 있는 죽도암으로 정했다.

양양 인구리 포구의 왼편으로 불쑥 솟은 동산 하나가 바닷가에 돌출돼 있는데 이곳이 죽도다.

죽도 왼편에 설치된 나무데크 계단을 따라 10분 정도 오르니

죽도정자가 숲속에 숨어 있다가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정자와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동해안의 절경은 정말 아름답다.

정자에서 내려와 길을 따라 왼편으로 돌면 죽도암으로 연결된다.

건물이라곤 법당하나와 시멘트집 한채의 작은 규모 암자지만 해수보살상이 신비감을

느끼게 해주는 아담한 암자다. 얼른 들어가 구배를 드리고 있는데 집식구가 따라들어온다.

 

점심은 막국수와 수육으로 유명한 강릉 삼교리동치미막국수를 먹기로 했다.

이곳 역시 집식구가 추천한 곳이다. 한적한 곳에 있는 식당임에도 어떻게들 알고

찾아왔는지 서빙하는 종업원들이 손이 모자랄 정도로 붐빈다.

그만큼 널리 유명세를 탈 정도로 검증된 맛집인것 같아 그 맛이 기대가 되었다.

역시 기대한 대로 막국수와 수육맛이 일품으로 입에 살살 녹는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송림사이로 클로버가 하얀꽃을 자랑하듯 널려있다.

네잎클로버를 찾으려고 넷이 앉아서 찾는데 집식구가 아들이랑 내기를 하잔다.

네잎클로버 하나에 만원씩 이란다. 아들이 금새 두개를 찾아내자 집식구가 얼른 백기를 든다.

아들은 이런것 찾는것은 자기가 선수라며 으쓱댄다.

 

다음은 한옥 채험장인 선교장으로 갈까 하다가 그냥 정동진으로 가기로 했다.

모래시계 드라마 때문에 유명해진 정동진역에 내려서 해변에 내려섯는데

웨딩비디오를 찍는 모습도 보이고 레일바이크를 타며 즐거워하는 모습들이 정겹다.

바로 옆에 시원한 바다전망과 배모양으로 멋지게 지어진 선크루즈리조트가 우리를 부른다.

아닌게아니라 미국CNN에서 한국의 가장아름다운 집으로 보도된 곳이라고 한다.

매우 아름답게 잘 다듬어진 정원과 바닷가 기암으로 아슬아슬하게 이어진 나무계단,

그리고 투명한 유리에 까마득한 바닥이 보이도록 한 전망대가 무척 마음에든다.

아름다운 풍광을 카메라에 가득담고 다시 속초로 출발했다.

 

속초 중앙시장에 다시 들려서 모시떡과 봄나물 선물용 닭강정을 사고

저녁먹기로 예정된 청초수물회 식당으로 갔다.

엑스포 해양공원의 한적한 곳에 자리잡은 식당인데 이곳역시 토요일저녁답게 식객들로 붐빈다.

주차를 하고 조금 늦게 들어갔더니 딸레미가 이미 주문을 마쳤단다.

오징어물회와 아바이순대, 감자송편 그리고 조갯살탕이 나왔다.

아이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어제 그리고 오늘의 성공적인 코스선택을 자축했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들어오니 21시가 조금 안됐다. 둘째날도 아듀!

 

5/18(일) 오늘은 마지막 일정이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커피도 한잔 마신 다음 짐정리와 청소를 마치고 숙소를 나섰다.

오늘 행선지는 대관령 양떼목장이다.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에 주차를 하고

양떼목장으로 들어서니 잘 가꾸어진 목초지와 순하게 생긴 양떼들이 우릴 반긴다.

시원하게 탁 트인 전망과 황병산 선자령으로 둘러쌓인 목장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이곳 양들은 사람들에게 노출 되는것에 익숙한듯 피하지 않고 잘 따른다.

목장을 한바퀴 일주를 한 다음 2박3일간의 최종 목적지 우리의 보금자리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