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대지위에 빛나는 노오란 별빛.. 꽃다지!
한국 들꽃문화원 원장 / 박시영
논길 밭길의 좁은 골목을 지나 산자락의 널따란 산녁에 다달을 즈음 벌써 꽃다지는 차가움을 떨쳐 버리고 용기있는 모습으로 봄을 맞이하고 있지요. 그 이름 만으로도 봄은 저 만치 오고 있을거라 믿게하는 꽃다지.
꽃-다지는 봄에 이르러 제일 먼저 꽃을 피운다는 우리 말 입니다.
하얀 솜이불을 뒤집어 쓴채로 당당히 우주의 밖을 나와 봄을 마중하러 나오는 씩씩한 꽃다지. 노란 꽃단장으로 자신의 몸을 치장하고 온몸을 또아리처럼 돌돌말아 차가운 땅바닥에 주저 앉아 하늘을 보고 있읍니다. 그리고는 별빛보다 더 밝은 노란꽃을 별처럼 반짝이고 있지요. 대지위에 작은 별빛이 반짝거리는 것은 봄을 재촉하는 꽃다지의 노랫소리랍니다.
봄을 안아 보겠다고 별빛 가득한 꽃다지의 몸부림을 달래어 가슴에 안아 보는 쑥부쟁이 봄처녀 미향효자는 어느새 한소쿠리 가득 봄을 담아 저녁상을 머리에 이고 내려오지요. 이 계절에 첫 탄생을 위한 산고의 몸부림이라서 인가 아님 탯줄 끊고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한 마리의 유약한 짐승이련가 온 몸을 방석처럼 돌돌말아 스스로의 가슴을 껴안고 겁먹은 표정으로 찬바닥에 뚝 떨어져 바들거리고 있는 것이 꽃다지의 첫걸음이랍니다. 갓 태어난 생물의 보호막처럼 하얀 뽀송한 솜털이 온몸을 명주이불처럼 덮고 있어 아직 남은 찬 공기를 비껴 나가게 하지요. 꽃다지의 솜털이 완전 벗겨져야 봄은 정식으로 들녘의 대문을 들어 서지요. 아마 이세상에서 제일 작은 꽃이라 할 것이예요.
아주 작은 깨알같은 꽃이 개화되여 우주의 멧세지를 전하려 노력하고 있지요. 작은 꽃망울의 터트림이라 그 울림을 듣기위하여 귀를 바짝 갖다 맞추어야 하지요. 봄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 것처럼 말예요.
꽃다지는 저 깊숙한 곳에서 일차로 꽃을 피워 속을 채우고는 바로 꽃대를 바로 일으켜 세워 주변의 망을 보도록 하지요. 누가 뒤따라 나서는 꽃동무가 없는지 혹은 지 보다 먼저 이 세상에 나온 놈은 없는지 알려하는 것처럼 길게 목을 빼서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죠. 지 혼자의 세상이라는 것을 확인한 다음 그제서야 앞치마를 풀어 헤치듯 감싸쥔 잎사귀를 풀어져처 하늘로 올려 보내지요.
도톰한 잎사귀 치마폭을 맘껏 하늘로 올리는데 뿌래기가 끝을 잡고 있어 헛발질만 하늘로 하구 그저 한뼘정도 뿌래기에서 몸부림쳐 내 달아나지요. 지 세상을 만난 꽃대에는 이차로 지 몸뚱아리만큼 꽃을 머리에 이고 있어요. 풀어헤친 머리카락처럼 동서남북으로 맘 내키는 대로 꽃의 방향을 놓고는 목젓이 밖으로 튀어 나올 만큼 크게 웃어 져끼고 있지요. 꽃 속안이 훤히 다 들여다 보여요. 겨울내내 참았던 웃음을 한꺼번에라도 웃는 것 처럼 죄다 들 분주하게 입을 벌려 실컷 웃지요. 이래서 봄은 한걸음에 달려오지요.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를 정력, 모과정력, 정력자라해요. 종류로는 민꽃다지, 산꽃다지, 구름꽃다지라는 종이있어요. 실은 아주 오래된 귀화식물이라는 걸 구지 밝히고 싶지는 않았었는데 지 맘을 들켜 버렸네요. 그래도 내 땅이 좋아서 한 살림 차리고 우리에게 재롱 떨고 이쁜짓 많이 하니깐 좋은 이름 지어주고 서로 좋쟎아요. 양귀비목의 겨자과 식물이라서 실은 그뼈대가 훌륭한 집안의 내력이라는 것이 참 중요해요. 우리가 이용해서 쓸곳이 대단히 많고 중요한 부분에서도 긴히 쓸데가 많다는 것이지요.
잎은 우리 손의 한 뼘정도로 올라오지요. 뿌래기에서부터 잎사귀가 방석처럼 빙둘러 뭉쳐 나오는데 줄기에서 또 가쟁이를 치기도 해요. 그래가지고는 좁은방에서 한무리 소담하게 어깨를 걸치고들 살아갑니다. 잎사귀에 솜털이 있어 마냥 애기같이 어려 보여요. 꽃대는 훨씬 위로 올라 왔다 가지요. 한자 실이 넘게 올라와서는 머리에 꽃을 이고 있지요. 꽃은 봄의 계절에 줄기 끝에 모듬으로 피여나요. 부지런한 식물이기에 다른 식물보다 먼저 씨가 땅에 떨어져 초가을이면 벌써 싹이 나서 겨울을 보냅니다. 겨
울을 난 잎은 땅바닥에 주저 앉아 방석처럼 둥근 잎으로 둥글게 모여 眉遮鳴 줄기가 나오고 잎사귀가 달리게 되는데 이 때에는 길죽한 타원형의 모습으로 달려 자라나지요. 하얀 솜털이 빽빽이 나 있는 것이 이채로와요. 처음에는 나물로 꾸준히 상식을 해었는데 이 나물만 먹어도 아픈 곳이 저절로 낳아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씨며, 뿌래기며, 이파리가 개성별로 먹으면 아주 좋아 진다는 것을 알게 되구요. 그래서 민속민약으로 발전해 나아가는 것이리라 생각해요.
아주 작은 야생의 풀이지요. 정말 하챦게 여기는 작은 풀이지요. 저는 굿이 민생풀이라 불러 주고 싶어 그리 부른답니다. 나물로서 약초로서의 구실을 하게 되게 되는 것인데 바로 이러한 우리의 전통 민속 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는 이러한 현실을 인식해서 이렇게 문자화로 남겨 놓는 일에 게을리지 않게다는 것이 저의 다짐인데.... 여하튼 꽃다지 같은 경우도 땡볕이 내리쬐는 여름에 전초를 베여다가 말려 탁탁 두드리면 아주 작디 작은 씨알갱이가 내리지요. 말려서 하는것과 볶아서 이용하는 것에 따라서 쓰임을 달리하면 되는 것입니다. 또는 뿌래기를 빻은 가루를 꿀에 개여 환을 지어서 두르 놓고 드시면 그게 민약이지요. 문헌에 심장질환과 호흡곤란에 약용이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설사를 나게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변비를 다스릴 수 있다 하구요. 소통이 원할히 잘되니 부기가 잘빠진다 하구요 섬유질이 가득하니 시셋말로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을 것은 분명한 일이구요. 기침과 가래를 삭혀도 주었다는게 내려오구요 왠만한 야생초들은 오줌을 잘 나오게하는 것은 기본 덕목으로 갖고 있어요. 이를 두고 이뇨작용을 한다 해요. 우리의 작은 민생풀은 우리 곁에서 그냥 좋은 짖을 참 많이 한다고 알고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맛이 순하지요, 담백하고 쓴맛이 없으므로 씨를 약간 볶아서 뭉글한 불에 은근히 달여 마시면 이것이 약이 되는 풀이 되는 것이지요.
이른 봄 맷방석 같이 둥그렇게 또아리를 치고 앉아있는 꽃다지를 캐다가 갖은 양념을 해서 무쳐 드시면 바로 이게 산나물이 되는 것이랍니다. 그럼요 된장국에 넣어 드셔야 봄을 확인 할수 있지요. 미향에 가면 반찬의 간을 잘 맞추는 쑥부쟁이 효자산처녀가 이짓을 잘하지요.
생으로 드셔도 좋아요. 김밥 쌀 때 적적히 배열해서 놓아 먹으니깐 혀가 좋아해요. 녹즙을 내어 드시면 몸뚱아리가 너무 좋아해요. 뿌래기를 모아서 술에 숙성 시키면 약주가 되는데 이것만이 아니고 다른 야생초도 이렇게 응용해보시면 나 보다 내 몸이 더 좋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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