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숲이 내뿜는 피톤치드 고혈압·천식에 효과

천화대 2010. 4. 14. 08:31


숲과 물을 이용한 치료는 우리에게도 친근하다.

숲에서 나무가 뿜어내는 향을 마시는 산림욕은 숲 치료의 한 종류다.

가정에서도 손쉽게 하는 반신욕이나 온천욕은 수 치료와 같은 원리다.

숲과 물을 이용해 질병의 증상을 완화하거나 회복하는 자연요법이 숲 치료, 수 치료다.

숲은 천식·아토피·고혈압 부정맥에 효과

지난해 일본 지바대 연구팀이 숲과 도시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는 연구를 했다.

12명의 남성을 도시와 숲에서 순서대로 머물게 한 뒤 건강 상태를 점검했다.

이들은 도시에서 2박3일간 지내면서 타액 내 코티졸(스트레스 관련 호르몬) 농도와 혈압,

심박동 수를 측정한 뒤 숲으로 옮겼다.

 

숲에서 같은 기간을 머물며 같은 항목을 측정해 비교한 결과 숲에 있을 때 코티졸 농도, 혈압,

심박동 수 모두 도시에 있을 때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액의 코티졸 농도는 도시에선 평균 0.6~0.8㎍/㎗였으나 숲에선 0.2~0.3㎍/㎗로 내려갔다.

확장기 혈압은 평균 85㎜Hg에서 75㎜Hg로 떨어졌다.

이런 결과 중 일부는 숲 속 나무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 덕분이다.

편백나무·소나무와 같은 침엽수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는 몸에서 코티졸 농도를 낮추고

뇌에서 알파파를 증가시켜 심신을 안정시킨다.

 

피부염증을 방지하고, 인체의 활성과 기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여럿 있다.

이 때문에 숲은 특히 천식이나 아토피 피부염, 고혈압·부정맥 같은 심장질환,

우울증을 앓는 환자 등에게 효과가 있다.

숲의 청정한 공기도 자연치유에 한몫한다.

숲은 도시보다 미세먼지가 몇 백 배에서 몇 천 배 적다. 각종 균도 마찬가지다.

독일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폐결핵과 같은 전염성 질병을 가진 환자들이

숲에서 휴양을 해 효과를 봤다.

또한 숲에서 긴장이 완화되고 편안하게 가지는 마음은 면역력을 증강시키게 된다.

이러한 효과는 학문적으로 정신신경면역학적 원리에 의한 것이다.

숲에서는 자연히 몸을 움직이게 돼 운동 효과도 있다.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과 미국에서는 일찍이 숲 치료가 자리 잡았다.

독일에서는 숲 환경을 활용해 운영되는 병원이 전역에 300여 군데 된다.

의사들은 일부 질병에 대해서는 숲에 있는 병원에서 휴양하라고 처방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단계다.

숲의 효과를 체험하는 수준일 뿐 숲에 있는 병원에 휴양을 처방하는 사례는 아직 없다.

최근 산림청이 자연휴양림을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치유의 숲'으로 개발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숲 치료는 숲 안의 자연, 물리, 화학적 성분을 이용해 신체적·정신적·심적·감정적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자연치유요법이다. 하지만 숲 자체만으로는 치료 도구가 될 수 없다.

그래서 숲 치료라는 표현보다는 '산림 의학'이라 부르기도 한다.

산림의학이란 숲의 특성을 활용해 도시에서 하지 못하는 다양한 자연치유요법을

현대의학적·한의학적 치료와 병행하는 것이다.

숲 치료는 특별한 부작용은 없지만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렵다.

심각한 심장부정맥, 심한 협심증 등 응급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질환의 환자들은

사전에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