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메밀국수 "청원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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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단편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한 대목이다.
이효석이 살던 봉평 지역에도 메밀이 많았지만 정선 지역도 메밀 농사를 많이 지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오래 전 <TV 문학관>(KBS1)에서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촬영할 때 배경이 된 메밀꽃밭은 거의 정선 지역이었을 정도였다.
신령스런 곡식으로 만든 메밀국수 "콧등을 철썩 때려요~"
메밀은 다섯가지 색을 가진 곡식이다.
꽃은 흰색이요, 잎은 푸른색이다. 열매는 검은색이고, 메밀 줄기는 붉은색이다.
황색인 뿌리로 다섯가지 색을 마저 채운다.
때문에 메밀은 다섯가지 방위를 나타내는 신령스런 곡식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는 '메밀은 그 성질이 차며 맛은 달고 독이 없다.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기력을 북돋운다'라고 적고 있다.
신령스런 곡식인 메밀은 감자, 옥수수와 함께 정선 지역의 대표적인 먹을거리를 만들어냈다.
메밀로 만들 수 있는 음식도 많다.
메밀국수를 비롯해 메밀묵, 메밀전, 메밀전병, 메밀밥, 메밀수제비, 메밀국죽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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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통의 메밀국수집,
20년 전통의 메밀국수 전문식당인 '청원식당'으로 갔다.
청원식당의 위치는 아우라지가 있는 정선군 북면 여량리. 정선아라리 가락이 흐르는 마을이다.
청원식당은 기차가 서는 아우라지역 앞에 있다.
정선 읍내에서 아우라지까지는 20분 남짓.
청원식당이 메밀국수를 맛있게 하는 비결은 다른 게 아니라
손님이 오면 즉석에서 반죽을 하여 국수를 밀기 때문이다.
한 번 맛을 본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그것이다.
여행가들이 아우라지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청원식당의 메밀국수일 정도로 마니아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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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지은 이름 '콧등치기 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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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를 싫어하는 내가 찾는 메밀국수집 "정말 맛있어요!"
콧등치기와 가장 궁합이 맞는 김치는 갓김치다.
국수에 고명으로 얹어진 갓김치는 남도의 갓이 아니라 이 지역에서 나는 키 작은 갓이다.
갓김치가 없으면 메밀국수 맛도 살아나지 않는다.
그렇게 국수를 싫어하는 내가 국수를 먹기 위해 스스로 찾아 드는 집은 우리나라에서 두 곳 뿐이다.
서울 명동에 있는 칼국수 전문점인 '명동교자'와 정선의 '청원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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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강기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