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먹거리 촌도 성행했다. 앞바다에 널린 꽃게를 잡아 찌거나 끓여 팔던 노점들이 대형화되면서 지금의 꽃게탕 거리가 세워진 것. 그러나 세월과 함께 각 지역의 놀거리가 발전하면서 송도유원지는 쇠락했다.

꽃게탕 거리도 동병상련.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 했던가.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여전히 특화된 먹거리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화한 한정식, 고깃집들이 생기면서 맛 선택의 폭을 넓히며 인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꽃게탕 전문 거리라는 이름답게 이 지역 음식점의 반 이상이 꽃게탕 전문점이다. 대부분의 음식점이 대청도·백령도 등 인근의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꽃게를 재료로 하기 때문에 어딜 들어가도 맛은 기본 이상이다. 그러다보니 가격도 4만~7만 원으로 비싼 편.
그 중 '다리집'은 꽃게탕과 찜을 제대로 내오는 전통 있는 집이다. 찜이나 탕 어느 것을 시켜도 꽃게 맛을 충분히 살린 요리법이라 나름대로 맛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탕은 조개와 다시마 등으로 우린 육수로 시원하고 얼큰하게 끓여낸다. 이곳 꽃게 요리는 A급 최상품만 요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보통 탕이든 찜이든 두 마리에 1kg 정도 되는 것을 쓰는데, 속이 꽉 차 별로 힘들이지 않고 파도 게살이 끝없이 나온다. 지금 내오는 꽃게 요리는 5월에 잡아 놓은 냉동 꽃게. 하지만 오히려 이런 비수기 때 찾으면 양도 푸짐하고 서비스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인천 공항에 내린 외국인과 함께라면 한정식집 '도원'을 추천한다. 남도식 음식과 전통적인 분위기로 한국의 맛과 멋을 제대로 보여준다. 병풍이 놓인 고풍스러운 방은 고즈넉한 운치마저 감돈다.
유기에 내오는 음식문화는 서양인에게 참신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수라상에 올리는 12첩 반상을 내오는데 특히 우럭찜이 별미다. 대청도산 반건조 우럭을 소금만 뿌려 쪄내는데 담백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다.
생선 자체에 기름기가 많아 다소 느끼한 편. 함께 내온 파채와 싸먹으면 이 느끼함이 감해져 뒷맛이 깔끔하다. 음식을 먹으며 판소리·가야금 등 국악공연을 볼 수 있는데 왕이 된 듯한 기분이다. 한정식 1만 5000~3만 5000원.

한우 전문점 '부가'는 박리다매로 질 좋은 고기를 공급한다. 안동에서 들여오는 거세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한 끝 맛이 감돈다. 꽃등심이 1만 5000원에서 1만 8000원. 저렴한 가격에 한우의 진위 여부가 의심가지만 주인의 말을 듣고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1+ 등급의 최상이 아닌 1등급의 재료를 사용한 덕이다. 안동에서 장사를 할 때부터 이어온 거래 이력을 살려 '동급최상'의 부위를 들여오기 때문이다. 최고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장의 솔직함이 음식에 신뢰를 더한다.
입맛 없는 인천 사람들은 간장 게장 전문점 '해송'에서 잃었던 밥맛을 찾는다. 이미 언론에도 많이 소개된 인천의 맛집이다. 꽃게 속살에 살짝 배인 짠 맛은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하다. 내장이나 알이 팍팍하지 않고 수저로 당겨도 잘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신선하다.
게딱지의 노란 알에 밥을 비벼 먹는 하이라이트에 화룡정점이라면 바로 2년 반 묵은 김치. 함께 싸먹으면 짭조름하고 시큼한 맛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간장게장 각각 1만 8000원, 2만 5000원.
(다리집 032-833-17996, 부가 032-831-0189, 해송 032-832-0024, 도원 032-832-2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