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미국인만 아는 미국의 비경(크레이터호, 데빌스타워)

천화대 2007. 7. 27. 18:20

 

 

時空이 머문 그곳… 숨겨진 ‘서부의 황홀경’

 

미국인만 아는 미국의 비경 서부편

 

북미 대륙에는 미국과 캐나다 두 개의 나라가 있다. 두 나라 모두 태평양과 대서양을 동서로 접해 있을 정도로 나라가 넓고 크다. 그만큼 자연비경도 많이 간직하고 있다.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그랜드 캐년(Grand Canyon), 옐로우 스톤(Yellow Stone), 요세미티 계곡(Yosemite), 밴쿠버(Vancouver) 등을 여행상품으로 자주 소개하곤 한다. 그러나 국내 여행객들이 많이 가지 않는 곳에도 비경은 있다. 현지인들만이 알고 그래서 현지인들만이 볼 수 있는 비경, 오레곤 주에 위치한 크레이터 호(Crater Lake)와 와이오밍 주의 데빌스 타워(Devils Tower)를 소개한다.

 

▶크레이터 호(미 오레곤 주의 화산호)

 

크레이터 호는 우리나라 백두산 천지의 확대판이다.

두 호수 모두 화산이 폭발하고 분화구에 눈이 녹은 물과 비가 고여 생긴 칼데라 호수다.

천지가 우리나라 민족의 정기가 어린 호수라면

크레이터 호도 클라매스 인디언에게는 성지와 다름없는 곳이다.

 

이곳은 깊은 산속에 있고 주변에 다른 볼거리가 없어서 그런지 현지인들을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찾는 사람이 없는 편이다.

특히 해발 2400m에 위치하고 있어 항상 눈에 쌓여 있으며 접근이 자주 통제된다(10월 중순~6월 말). 그럼에도 미국에서 살면서 ‘비경 중 비경’이라고 느꼈던 곳이 바로 이 곳이다.

 

크레이터 호로 가는 길은 여러가지가 있다.

남쪽에서 갈 때는 I-5를 타고 가다가 메드포드(Medford)에서 62번 도로를 타고 2시간 정도

들어가면 되고, 북쪽에서 갈 때는 I-5를 타고 내려가다가

로즈버그(Roseburg) 138번 도로로 2시간 정도 가면 된다.

 

높이가 워낙 높다 보니 거의 두 시간을 계속 산 위로 올라가야 한다.

이 호수의 지름은 약 8㎞이고 가장 깊은 곳은 593m로 미국에서 가장 깊은 호수다.

호수의 둘레에는 드라이브 코스(Rim Drive)가 있는데, 길이가 53㎞로 차로 달려도

세시간은 족히 걸린다.

 

호숫가에 도착하면 주변을 산책할 수도 있고(한 시간 소요),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보트 여행(Boat Tour)도 할 수 있다.

호수 가운데에는 위자드 아일랜드(Wizard Island)가 있다. 섬이 마법사의 모자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모자보다는 불가사리에 가까운 것 같다.

 

크레이터 호수에 많이 가는 6월~7월은 체리, 복숭아, 블루베리가 무르익는 시기이다.

도로 가에는 ‘U-Pick’이란 팻말이 많이 보인다. ‘

You Pick’을 발음대로 써붙인 것으로 직역하면 “네가 스스로 따가라”란 것이다.

주인이 체리, 딸기 등 많은 과일을 심어 놓았지만 이를 딸 일손이 적으니

 “네가 알아서 우리 밭에 가서 따가라”는 것이다.

 

이때의 파운드 당 단가는 일반 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싸다.

정말 맛있기도 하다. 나무에서 익은 것을 바로 따서 먹으니 말이다.

 

▶데빌스 타워

 

와이오밍 주에 위치한 데빌스 타워는 주의 상징으로,

미국 북부를 동서로 가르지르는 I-90에서 한 시간 정도 들어가야 한다.

카우보이로 유명한 와이오밍 주 큰 벌판 위에 커다란 탑이 정말 악마처럼 자리잡고 있다.

 

이 탑이 생기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6000만년 전이다.

지각 밑에서 용출한 마그마가 굳어서 바위가 되었는데, 주위의 흙들이 침식되면서

마그마만 남아서 탑 모양이 된 것이라 한다.

 

이 탑의 높이는 867피트, 260m 정도가 되며 꼭대기의 직경은 약 300m로 미식 축구장 만하다.

매년 5000여명의 암벽 등반가들이 이 탑을 오른다. 이날도 두 명이 오르고 있었다.

 

밑에서 올려다 보는 탑의 모습은 참으로 신비롭다.

겹겹이 커튼을 둘러 놓은 듯한 탑이 원뿔 형태로 쭉 뻗어 있는 형상인데,

탑 주변을 돌며 올려다 보면 그 모습이 조금씩 변한다.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이 장관이 절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악마를 연상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