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정보
황토오리구이 전문집 ‘유명가든’
천화대
2007. 6. 28. 15:28
유명산 초입에는 맛집이 즐비하다. 유명산 부근 문화마을에서 장마 때 고기가 넘나들어 펄쩍펄쩍 뛰었다는 어비계곡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나란히 붙어있는 황토집과 너와집이 눈길을 끈다.
황토오리구이 전문집 ‘유명가든’(031-584-4320)이다. 이곳을 잘 아는 손님들은 서울에서 출발하거나 3시간짜리 등산을 하기 전 미리 황토오리구이를 주문한다. 토기에 담아 황토로 만든 가마에서 유황오리를 굽는 데 3시간30분쯤 걸리기 때문이다.
황토 가마를 거쳐 나온 오리는 기름기가 쫙 빠져 담백하고 고소하다. 이 집에서 오가피 잎에 오리구이를 싸서 먹으면 그야말로 초여름을 씹는 상큼한 맛이다.
오가피를 처음 씹는 순간 쌉쌀한 맛이 느껴지지만 여러번 씹으면 입 안에 향기가 감돈다. 황토오리에는 인삼, 대추, 무화과, 당귀, 감초, 호박씨, 해바라기씨, 검은깨, 콩, 박하, 단호박 등이 들어간다. 음식이라기보다 보약에 가깝다. 한방에서도 유황오리는 피를 맑게 하고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강식이라고 인정한다. 휴양림과 계곡, 자생식물원, 중미산 천문대 등 유난히 발품을 팔아야 할 곳이 많은 유명산 여행을 할 때 원기를 북돋우는 데 제격이다.
감칠맛 있고 푸짐한 야채무침 때문에 이 집을 찾는다는 사람도 많다. 돌나물, 참나물, 치커리, 부추, 양배추, 당근, 적채, 영양고추를 한 접시에 담아 새콤달콤하게 무친 야채무침은 혀끝을 살살 녹인다. 이 밖에도 직접 재배한 오가피, 머위, 취나물 등 나물반찬이 풍성하다. 이곳에서 20년간 식당을 운영했다는 유명가든 주인 문정호(50)씨는 “또다른 메뉴인 방목 흑돼지 숯불고기도 육질이 쫄깃쫄깃하고 고소하다”고 말한다. 일정 구역 안에서 자연방목을 하기 때문에 돼지비계를 씹는 느낌이 좋을 뿐만 아니라 영양이 많고 돼지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