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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보양.강장식 전복

천화대 2008. 8. 27. 14:34
  • 완도=김성윤 기자 gourmet@chosun.com
                입력시간 : 2008.07.17 08:51

    • 기중기로 로프를 끌어올리자 양식장 바닷물 속에 잠겨 있던 사다리꼴 구조물이 드러난다.

    • 전복 수십 마리가 여기저기 들러붙어 있다.

    • 전남 완도군 노화읍 북고 자율관리공동체 대표 이주현씨가 "전복 아파트"라며 웃는다.

    • 전복은 힘껏 잡아당겨야 겨우 '아파트'에서 떨어졌다. 전복이 '힘 좋은 놈'임은 분명해 보인다.

    • ▲ 전복찜. /조선영상미디어 조영회 기자 remnant@chosun.com
    • ◆ 삼계탕이 우스운 보양식, 전복

      전복이 얼마나 보양강장에 도움이 되는지 따져본다면, 삼계탕이나 보신탕, 장어 따위만큼 여름보양식으로 알려지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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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복에는 '아르기닌'이란 아미노산이 많이 들었다. 아르기닌은 '원기의 원천'이라 불린다. 정액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다. 간장 해독에 좋은 타우린도 많다. 간의 해독기능을 촉진하는 메티오닌이나 시스테인 같은 함황아미노산도 있다. 정력을 높여줄 뿐 아니라 성장을 돕고 상처를 아물게 하고 중금속인 납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미네랄인 아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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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복은 보양강장에도 좋지만 맛도 탁월하다. 아르기닌은 원기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전복의 감칠맛을 내는 주요 성분이다. 입에서 '달다'고 느끼는 건 음식에 들어있는 아미노산인 경우가 많다. 전복에는 아르기닌 말고도 글리신, 베타닌 같은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여기에 타우린과 글리코겐까지 더해져 어떤 조개도 따라오기 힘든 진한 감칠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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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리법에 따라 맛도 변화무쌍하다. 전복을 회로 먹으면 딱딱하달 만큼 씹는 맛이 대단하다. 굽거나 찌면 단단한 육질이 야들야들 차지게 변하고, 감칠맛은 더욱 강해진다.


      ◆ 가격 떨어진 올 여름이 '최적기'

      전복이 여름보양식으로 덜 알려진 건 비싼 가격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전복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전국 전복의 76%를 생산하는 완도군에선 전복 소비 촉진을 위해 초복(오는 19일)을 '전복-데이'로 정하고, 지난 6월 '5500 전복먹기 100일 범국민운동' 캠페인을 시작했다. 5000만 국민이 6월 10일부터 9월 17일까지 100일 동안 500g의 전복을 먹자는 캠페인 내용을 실현하기 쉽지 않아 보이고, 10%에 불과한 할인율이 그나마 ㎏당 6만원대인 6~8미(㎏당 개수)의 크고 비싼 전복에만 해당돼 아쉽다.

      하지만 완도군청에 문의하면 전복을 시세보다 싸게 구매할 수 있도록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해주는 건 참고할 만하다. '북촌수산'을 운영하는 노화읍 북고리 이장 김옥남씨는 "10미(1㎏ 10마리) 전복을 4만5000~5만원에 택배로 보내드린다"(택배비 포함)고 말했다. 인터넷 검색사이트에서 찾은 한 수산업체는 9~10미 전복을 5만7000원(7월 17일 현재)에 판매하고 있다. 완도군 자치경영과 (061)550-5419·5267· 5285, 북고 자율관리공동체 (061)554-1318·010-7725-0090(이주현), 북촌수산 (061)554-7805· 019-625-7805(김옥남). 안내 웹사이트는 없다.


      ◆ 맛있는 전복 고르려면

      전복은 껍데기 바깥으로 불거져 나올 만큼 살이 통통하게 올라야 상품이다. 껍데기나 살에 상처나 흠집이 없어야 한다. 껍데기는 타원형으로 가로와 세로 비율이 3 대 2 정도가 적당하다. 원형, 즉 가로·세로 비율이 1 대 1에 가까우면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처럼 위도가 낮은 나라에서 들여온 전복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지역 전복은 성장기간이 짧아 맛이나 영양이 떨어진다.

      대부분 수산물이 그렇지만 전복도 클수록 맛있다. 작은 전복을 여럿 먹기보다 큰 전복을 한두 마리 먹는 편이 낫단 소리다. 내장이 노르스름한 흰색이면 수컷, 짙은 초록색이면 암컷이다. 암컷은 육질이 부드러워 찜이나 구이, 조림, 죽 등 익혀서 먹기 알맞다. 수컷은 암컷에 비해 작지만 육질이 오돌오돌해서 회로 먹으면 좋다.

      전복이라고 하면 지레 겁 먹고 집에서 먹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손질이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살 부분을 솔 따위로 깨끗하게 씻는다. 껍질이 얇은 쪽으로 숟가락을 넣고 위아래로 움직여 껍질에서 전복살과 내장을 분리한다. 전복 내장을 살짝 누른 상태에서 살을 당겨 떼어낸다. 전복 살의 길쭉한 부분에 톡 튀어나온 주둥이를 칼로 잘라내고 속에 든 돌처럼 단단한 뼈를 제거한다. 내장은 죽에 넣어 먹고, 살은 회나 구이로 먹으면 최고다